여성들이 경제력 있는 남자를 정말로 선호하는 걸까? - 심리학적 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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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포관리자 20-05-06 11:41 조회 7,841회 댓글 0건본문
여자들은 외모나 배경보다 경제력으로 자립되어 있는 남자를 정말로 선호하는 걸까?
다음 글은 진화 심리학(생물학)과 사회 심리학의 관점으로 풀어본 것이다. 진화심리학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오류가 많지만 눈여겨볼 만한 몇 가지 사항들은 있다.
진화 심리학에서 가장 강력한 발견 중 하나는 남자와 여자가 선호하는 잠재적 결혼 상대가 서로 다르다는 관찰이다. 나라별 연구에서는 심리학자들이 일관되게 남성이 경제력 보다 외모를 더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외모보다 경제력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배우자 선호에서 성 차이를 보이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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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에서 나온 표준적인 설명은 '진화된 선호'이론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남성들은 그들을 위해 뛰어난 자손을 낳을 건강하고 매력적인 여성들을 찾는다. 여성의 출산율은 10대 후반에 상승하고 20대 중반에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에 남성은 그 연령대의 짝을 선호한다. 더군다나 골반 대 허리 비율, 깨끗한 피부, 윤기나는 머리 등 여성미의 특징은 모두 건강의 징후이기 때문에 남성들이 이런 매력을 찾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들은 이 이론에 따르면 대조적으로, 경제력 획득에 있어 자연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다. 그들은 남자들보다 신체적으로 약하고, 임신과 아이 양육으로 인해 그들의 이동성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여성은 자신과 자녀들을 부양하기 위해 남성들에게 의존하고, 그들은 잠재적인 짝을 외모보다 자원을 중요시한다.
짝 선호에서 성 차이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어느 정도 뚜렷하지만, '진화'의 설명은 표준으로 잡기엔 문제가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인간의 진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와는 별개로 그다지 연계성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 인류는 약 20만 년 전에 출현했고, 그들은 각각 100명 정도의 무리를 지어 사냥꾼과 채집꾼으로 살았다. 이 시기는 인간의 어떤 독특한 행동이나 인지 패턴이 나타났을 시기인데, 과학자들은 그것을 '환경에 의한 진화적 적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인간은 처음에 농업으로 삶을 살아갔고, 풍부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이 능력이 문명의 부흥과 기술의 급속한 확장을 유도하여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산업사회를 이끌었다. 그러나 인간이 포경에서 농업으로 이동함에 따라, 기본적인 사회 단위는 집단에서 가족으로 이행되었다. 그들은 땅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이 일을 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누가 무엇을 물려받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했다.
농업의 출현도 여성이 남성에게 예속되는 시기였다.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여성들이 그 집단에 대부분의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여성들은 채집자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어떤 종류의 채소 음식인 뿌리, 과일, 곡물, 잎이 많은 채소 등을 가지고 온다.
물론 고기는 매우 귀중하고, 그것을 사냥하는 것은 남자들의 책임이었다. 그러나 원시적인 무기만 가지고는 쉽지 않았다. 종종 남자들은 날이 저물며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많았는데, 식사를 하려면 특히 아내에게 친절해야 했다.
그러므로 여성이 스스로를 부양하기 위해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은 잘생긴 외모의 사람들보다 남자가 자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진화적인 이론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그 땅에서 채집된 것은 무엇이든지 속한 집단과 나누어 먹었어야 했기 때문에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구별은 더군다나 없었다.
그러나, 어떤 남자들은 다른 남자보다 더 뛰어난 사냥꾼이었고, 고기를 자주 가지고 오는 남자는 높은 사회적 위신을 누렸기 때문에 여자들에게도 가장 매력적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남자를 훌륭한 사냥꾼으로 만드는 특징들, 즉 큰 몸집, 잘 다듬어진 근육, 상반신의 힘 등은 오늘날 우리가 남성에게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특징들이다. 만약 여성이 진화된 짝을 선호한다면 그것은 단지 배우자로 맞이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단기적 짝을 찾고 있을 때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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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선호'이론의 대안으로 심리학자 앨리스 이글리(Alice Eagly)와 웬디 우드(Wendy Wood)는 20년 전에 메이트(짝) 선호에서 관찰된 성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회적 역할 이론'을 제안했다. 사회적 역할론에 따르면 여성들이 외모보다 경제력을 선호하는 것은 우리의 진화적 과거의 산물이라기보다는 현재의 사회조직에 대한 반응이다.
포경에서 농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남녀가 사회에서 하는 역할의 전환이 있었다. 땅을 경작하고 가축을 사육하는 것은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하고,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사람의 일이 되었다. 그 후 여성의 역할은 육아, 요리, 청소 등의 가사뿐만 아니라 직조, 바구니 만들기 같은 가내 산업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여성들은 더 이상 스스로 먹을 것을 제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신 남편의 경제력(자원)에 의존해야 했다. 나아가 사회의 계층화를 부익부 빈익빈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농업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일단 복잡한 문명이 생겨났을 때, 가장 부유한 사람들은 더 이상 땅을 직접 다듬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주들과 상인들과 관료들과 사제들, 즉 대단한 체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들이었다. 그래서 여자들은 정말 잘생긴 남편과 가난하거나 평범한 짝 중에 골라 선택적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말이 되어서야 여성들은 농업의 도래로 잃었던 양성평등을 되찾는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 따라서, 사회적 역할 이론은 그들이 더 이상 그들을 스스로 부양하기 위해 남성들에게 의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자들의 짝에 대한 선호도가 경제력을 바라보는 쪽으로 다시 옮겨가야 한다고 예측한다. 이글리와 우드가 짝을 선호하는 성 차이에 대한 문화 간 데이터를 재분석했을 때, 그들은 그런 패턴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즉, 여성들이 경제적, 정치적 자유를 더 많이 갖는 문화에서는 잠재적인 배우자를 고려할 때 경제력에 대한 강조를 덜 하고 외모에 더 중점을 둔다. 확실히, 그들은 여전히 외모보다 경제력을 중시하지만, 둘 사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자료의 한계와 통계적 방법의 사용에 대한 오류 때문에 이글리와 우드의 결론은 난항을 겪었고,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여전히 '진화된 선호'이론을 선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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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역할 이론을 더욱 시험하기 위해 글래스고 대학(University of Glasgow)의 심리학자 베네딕트 존스(Benedic Jones)와 그의 연구원들은 8년에 걸쳐 훨씬 더 큰 문화 간 자료를 수집하여 이글리와 우드가 했던 것보다 더 정교한 통계 절차를 밟았다.
연구원들이 전통적인 사회와 비교했을 때 보다 평등주의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짝 선호도에서 차이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역할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그렇다면 베네딕트 존스와 연구원들의 결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진화된 선호'이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에게, 위에서 이미 보았듯이, 여성이 외모보다 경제력을 가진 남성을 선호하는 것을 진화시켰다는 생각에 회의적인 이유들이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역할 이론은 현대 사회의 현실을 묘사하고 있어, 진화론적인 설명보다 더 그럴듯하게 만든다.
사회적 역할론에서는 여성의 짝 선호도가 사회에서 성 평등을 더 많이 획득함에 따라 경제력에서 멀어지고 외모로 변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것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스칸디나비아(북유럽) 같은 가장 평등주의적인 현대 사회에서도 남성은 여전히 경제적, 정치적으로 여성을 지배하고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평생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리고 그들은 기업과 정부에서 더 높은 지위에 오른다. 현대 산업국가에서 여성의 지위는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고,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여성의 지위에 비해 확실히 많이 향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렵채집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성평등적 관계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현대 사회는 계층화 문제가 있다. 여자가 자기 자신과 아이들을 부양할 만큼 벌어도 역시 경제력이 좋은 남자를 만나면 생활수준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양성평등만으로는 여성들이 그들의 배우자 선호도를 자원에서 외모로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 대신에, 사회 전반의 소득 평등도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모든 남자들이 대략 같은 액수의 돈을 번다면, 여성들은 확실히 자원보다 외모에 가치를 둘 것이다. 왜냐하면 돈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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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배우자 선호에 대한 거의 모든 연구는 응답자들에게 그들이 실제로 누구와 결혼하는지 보기 보다 잠재적인 배우자 중에서 그들이 중시하는 자질에 대해 질문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얻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일 수 있다. 게다가, 가치 있는 짝을 끌어들이는 인간의 능력은 주로 상대방에게 무엇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최종 분석에서 인간의 선호도는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결국, 왜 짝짓기 선호에 성적인 차이가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여전히 딜레마에 있다.
외모보다는 경제력을 위해 짝을 택하는 여성들의 성향은 우리의 수렵채집 과거에서 진화했을지도 모른다. 현대 여성의 반응에서 나온 데이터는 진화된 선호의 개념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이론은 우리가 수렵채집 생활 방식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충돌한다.
여성의 배우자에 대한 선호도는 현대 사회에서 그들에게 할당된 사회적 역할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 아마도 여성들은 배우자 선택에 따른 경제적 결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외모를 살펴볼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늘 그렇듯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참조문헌 : Eagly, A. H. & Wood, W. (1999). The origins of sex differences in human behavior: Evolved dispositions versus social roles. American Psychologist, 54, 408-423.
Zhang, L., Lee, A. J., DeBruine, L. M., & Jones, B. C. (2019). Are sex differences in preferences for physical attractiveness and good earning capacity in potential mates smaller in countries with greater gender equality? Evolutionary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DOI: 10.1177/1474704919852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