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의 이해, 극복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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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관리자 20-03-17 14:49 조회 5,779회 댓글 0건본문
"우린 안 될 것 같아... 노력해 봤는데, 소용이 없어"
사람들은 권태기에 대한 편견, 오류, 착각들을 많이 한다.
영원히 사랑할 것 같던 연인들, 누구보다 사랑했던 연인 혹은 부부간이라 하더라도 권태기는 한 번쯤은 찾아오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모에 변화를 주고 데이트 코스도 바꾸고 함께 해 볼 수 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라는 등, 수많은 글들이 인터넷상에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방법들이 도움은 되지만 '권태기'라는 것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극복 방법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권태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의 기능에 대해 어느 정도 알 필요가 있다. 남녀가 서로 만나 성(性) 적 매력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 있는데 그것을 '뉴트로핀'이라고 한다.
뉴트로핀은 사랑을 시작한 이후 1~2년, 길게는 3년 정도 분비되데, 임계 시기가 되면 호르몬의 분비가 점점 줄어들거나 거의 없게 된다. 이것은 현재 만나고 있는 대상으로 인해 과다하게 분비되는 호르몬을 대치하기 위해 대뇌에서 항체를 생성하기 때문이다.(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다시 호르몬은 생성된다.)
사랑의 호르몬인 뉴트로핀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기를 보통 '불과 같은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 이 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서로 간의 탐닉과 성관계 횟수(혹은 욕구에 의해 관계는 안 가지더라도 계속 만나고 싶고 붙어있고 싶은 욕망)가 그만큼 많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의식(정신)은 본능(육체) 보다 우월하다는 자만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두뇌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도 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다름을 이해하게 되며 상대방이 어떠한 모습을 하더라도 아름답게 느껴져지고 용서되는 이 시기를 우리는 흔히 '콩깍지가 꼈다'라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불과 같은 사랑이나 콩깍지는 서서히 벗겨지면서 '교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바라보게 해준다.
이전에 서로 육적인 관계에 끌렸던 상태에서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면 권태기가 생겨나게 되고, 관계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예 헤어짐을 결심하고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일명 '바람'을 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권태기를 '사랑이 식었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을 찾아가고 관계에 대해 정의하는 시간'으로 정의하기를 더 좋아한다.
만약, 불과 같은 사랑과 동시에 건강한 관계를 형성했었다면 서로 관계를 더 이어나갈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못했다면 당연히, 헤어질 확률이 더 높다. 이 시기에는 뇌의 생리작용에 의해 아름답게 꾸며진 상대방이 아닌 상대방의 본질을 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정말 나와 맞는 사람인가"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서로가 더불어 성장하는 관계인가"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한가"
"나는 정말로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건가"
상대방에 대한 확신과 감정적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권태기에 의한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함께 해야 할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덩달아 무기력해진다면 대부분 헤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서로 간 대화를 통해 같이 헤쳐나갈 의지가 있다면 노력해 보라, 하지만 감정도 안 일어나고 의지가 없는데도 상대방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집착, 혹은 방어기제는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렇다고 헤어지고 싶은 건 아닌데, 이런 불분명한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까 절망할 필요는 없다.
뉴트로핀 만큼의 열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서로 간의 유대관계와 친밀감, 결속 룩을 강화시켜주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관계를 이어왔다면 불과 같은 사랑 이후에도 서로 간의 온전한 사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옥시토신이 어느 정도 일조를 한다.
서로 대화와 스킨십이 많은 커플일수록 옥시토신의 분비가 많다. 이때는 서로 간에 탐닉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권태기에 있을 때는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멀리하기보다는 주기적인 만남을 가지더라도 상대방에게 집중하면서 대화와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며 가벼운 스킨십도 가져 보기 바란다. 이렇게 했을 때 다시 뉴트로핀이 생성되는 커플들도 많이 있다.
건강한 연애를 이어온 커플들은 이러한 호르몬의 순환이 꾸준히 일어나 오랜 시간 교제를 이어나가거나 결혼 후 노년에도 서로 간에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권태기는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니라 참된 자신을 찾아가는 되돌아봄의 시간이다.
상대방이 권태기에 접어들었을 때 그것을 '사랑의 식음'으로 인식하는 것을 버리고 정말 '서로가 어떤 교제를 원하고, 어떤 교제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사랑을 유지하든 사랑의 관계를 끊던 좋고 나쁜 건 없다. 원하지도 않는 유대관계를 억지로 이어 나가는 것이 오히려 본인의 행복을 앗아갈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