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Secret), 덜떨어진 사람들을 위한 사이비 자기계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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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관리자 19-11-21 17:24 조회 238,882회 댓글 48건본문
'시크릿(Secret), 덜떨어진 사람들을 위한 사이비 자기 계발서'라고 말해서 기분 나쁜 것은 이해한다. 아마도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상황에 있을 것이고, 수많은 성공 사례들을 보아 왔다고 믿고 있을 터이며, 이것을 마지막 희망이라 생각하고 붙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은 이해하나 사이비는 사이비일 뿐이다.
당신이 덜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절박한 상황에 놓이거나 힘들면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불의(不義)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다. 시크릿은 한마디로 사실 + 거짓 + 오컬트 + 뉴에이지(신사고 운동) + 유사과학 + 세계종교관 등을 짬뽕시켜 그럴듯하게 만든 책에 불과하다.
"당신은 시크릿(Secret)의 끌어당김 법칙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는 거야"
"당신은 부정적이기 때문에 시크릿이 통할 수가 없어, 그래서 모르는 거지."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몇 년 동안 시크릿을 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잘 되는 사람 본 적이 없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시크릿 때문에 잘 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노력을 했던 사람들뿐이다. 시크릿이 전혀 연관이 없다고는 안 하겠지만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건 순전히 긍정적인 생각으로 힘을 얻고 움직이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조차 끌어당김 법칙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고집을 부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시크릿은 처음부터 성경 말씀을 인용한다. 앞뒤 다 자르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고 희망을 받을만하고 힘이 될 만한 구절을 하나 제시한다.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하시니라(마 21:22)"
신학자는 아니지만 이 구절을 찾아보면 앞뒤로 무화과나무를 중심으로 비유를 한 것이 있는데 중요한 구절이 있다.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와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하지 아니하면"이다. 그 '믿음'이라는 것을 교묘히 시크릿에서 숨기고 있는데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가 전제조건이다.
무엇인가 하면, 자신의 탐욕, 정욕이 아닌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분명하고도 자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시크릿은 개인의 욕망을 건드린다.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에고가 원하고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시크릿은 자신에게 닥쳐오는 모든 현상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며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자신의 생각이 그것을 끌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이 옳든 옳지 않은 것이든 상관없이 심상화를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감사하고 이루어진다고 믿기만 하면 모두 당신에게 준다고 한다. 엄연히 기복 신앙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논리대로면 부정적이고 의심에 쌓여 있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 길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든 사랑하는 자식이 차에 치여 죽든 이 모든 게 자신의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한다. 세상에 부정적인 생각과 악한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 등쳐 먹는 사람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그리 잘 먹고 잘 사는가?
또한 우주는 무한하고 모든 사람에게 자원을 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잘 생각해 보라. 당신이 무엇인가 얻으면 누군가는 잃게 되어 있다. 이것은 분명한 현실이며 인간의 자원은 한계성이 있다. 돈을 바란다고 쳐 보자. 당신에게 돈이 흘러오면 그것이 '무'에서 '유'가 되어 없는 돈을 줄 것인가? 설령 우주가 힘이 있다 하더라도 개인의 욕심과 정욕 때문에 움직이려 하지는 않을 것이며 물질로 나타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양자역학을 거론하며 충분히 가능하고 이론에 근거하면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말하겠지만 그것은 양자역학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에 잘못 차용한 것이다. 웃긴 것은 이런 뉴에이지류 서적들은 그 시대에 밝혀진 과학들을 교묘히 이용한다는 것이다. 차후에 과학이 그것이 오류라고 증명한 과학도 부정한다. 그리고 바뀐 이론이 있으면 그 시대에 맞게 또 차용한다. 마치 음모론이나 UFO 신봉자들처럼 말이다. UFO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예전에는 UFO가 반중력의 힘을 이용한다 했지만 과학적 오류가 있었는지, 지금은 양자역학과 시공간의 개념을 도입하여 공간을 휘어서 이동하거나 도약한다고 말한다.(외계인들이 자신들의 이동 원리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하면서)
시크릿도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미 20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신사고 사상의 집대성일 뿐이다. 장담하건대, 얼마 지나지 않아 시크릿과 같은 책들이 여러 이론들을 붙이면서 나올 것이 분명하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쓴다고 정신 차릴 것이라는 생각도 꿈에도 바라지 않는다. 이미 사이비 종교처럼 굳건히 믿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불의'한 서적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적는 것이다.
시크릿이라는 책이 개개인에게 끼치는 긍정적 영향까지 부정할 생각은 없다. 아마도 좋은 생각의 전환으로 주위 사람들을 덩달아 기분 좋게 하고 좀 더 자신감으로 일을 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크릿의 전반적 내용을 보면 '노력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삶을 즐기면서 기대하는 것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믿어라' 등이다.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방 안에 갇혀서 긍정적 생각을 많이 하고 끌어당김 법칙을 열심히 해보라. 심상화도 열심히 해 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차라리 자신이 얻고자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어떻게 이루어나갈 것인지 묵상해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